2025년 고령자 스마트 기기 활용도 조사
고령자가 기기를 갖고 있는 것과 사용할 줄 아는 것은 다릅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고령화와 디지털화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 기업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고령자들에게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의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종 복지 정책도 스마트폰 앱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이렇습니다.
“과연 기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는 정책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고령자의 실제 활용 수준과 체감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청,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에서는 2024년 말부터 ‘고령자 디지털 기기 활용 실태조사’를 진행해 2025년 1분기에 종합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대한민국 고령자의 삶과 디지털 격차의 현주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현재 고령자의 스마트 기기 보유율, 실제 사용률, 활용 분야, 느끼는 어려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정책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주요 통계로 보는 고령자 스마트 기기 활용 현황
2025년 1월 발표된 ‘고령층 디지털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1.2%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불과 5년 전인 2020년 72.2%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 스마트폰으로 앱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3%
-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비율은 57.9%
- 정부 서비스 앱(정부24, 국민건강보험 등)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비율은 38.6%
- 키오스크 사용이 가능한 비율은 25.4%에 그쳤습니다
즉, 기기를 소유하고 있어도 실제로 ‘유의미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특히 단순히 전화나 문자 외의 기능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답한 고령자 비율은 29.1%에 불과했으며,
“잘 모르지만 자녀나 주변 도움으로 한다”는 응답이 43.7%로 가장 많았습니다.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디지털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고령자의 체감 역량은 여전히 멈춰 있다는 점입니다.
고령자 어떤 기기를 어떻게 쓰고 있는가?
고령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 유형은 단연 스마트폰(1순위 96.4%)이며, 그 뒤를 이어 태블릿(12.7%), 스마트워치(9.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용 목적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고령자 스마트폰 활용 주요 분야]
- 전화 및 문자 (95.6%)
- 카카오톡 메시지 및 영상통화 (61.3%)
- 사진 찍기 및 갤러리 보기 (52.5%)
- 유튜브 시청 (47.8%)
- 알람, 일정 등록 (22.4%)
- 정부서비스 앱 사용 (38.6%)
- 은행 앱, 금융 서비스 (30.7%)
- 키오스크 주문 체험 (25.4%)
- 건강 관련 앱 (17.1%)
- 음성 명령 사용 (8.6%)
이처럼 일상생활 중심의 제한적인 기능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공공서비스·건강관리·금융보안 등 실제 필요한 분야에서는 낮은 활용도와 높은 불안감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 특히 키오스크 이용 경험자 중 절반 이상은 “직원이 옆에서 도와줘야 사용 가능했다”고 답해,
디지털 자립성 확보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령자에게 단순 보급이 아니라 '활용 경험'을 키우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분명히 기기 보급은 일정 수준 이상 달성되었지만, 활용 능력과 자립적 사용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끝나는 정책으로는 디지털 격차 해소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고령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찾고, 민원을 처리하고, 건강을 관리하며, 자녀와 소통하는 경험을 축적하려면 단순 교육을 넘어 ‘반복 실습 중심의 경험 기반 학습’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두 번의 특강이 아니라, 3개월 이상 주 1~2회씩 실습 위주 수업을 반복하며 ‘내 생활에 바로 쓸 수 있는 기능’을 익히는 방식이 절실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위해 디지털 배움터, 스마트시니어 프로그램, 시니어 튜터링 제도 등 다양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고령자 스스로가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가족의 관심이 더해져야 진정한 디지털 자립이 가능해집니다.
기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곧 활용 능력은 아닙니다.
고령자의 삶을 바꾸는 건 버튼 하나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버튼으로 세상을 연결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