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에게 키오스크는 여전히 ‘디지털 장벽’이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빠르게 디지털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식당, 병원, 관공서, 지하철 역사 등 일상 공간에서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만나는 일은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젊은 세대는 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게 주문하고 예약하며,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고령자에게 키오스크는 여전히 가장 높은 디지털 장벽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대다수는 화면을 터치하는 법조차 익숙하지 않으며, 글자가 작고 빠르게 넘어가는 화면 구성, 복잡한 메뉴 단계, 결제 방식의 다양성 등으로 인해 키오스크 앞에만 서면 당황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일부 어르신은 직원에게 요청하기도 하지만, 점점 무인화가 확대되면서 도움을 받을 사람조차 없는 상황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배움터 사업의 일환으로 고령자 대상 키오스크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 주민센터에서 실제 교육을 받은 필자의 어머니(74세)를 사례로,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교육 방식이 적용되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겠다. 이 글이 고령자 교육을 고민 중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 과정과 운영 방식: 실습 위주 + 공감형 설명 방식으로 구성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고령자 디지털 교육은 ‘디지털 배움터’ 프로그램으로 통합되어 있으며, 그중 키오스크 교육은 ‘집중 특화 과정’으로 별도 편성되었다. 필자의 어머니가 신청한 교육은 서울 중구 주민센터에서 운영되었으며, 신청 절차는 매우 간단했다.
주민센터를 방문해 교육 신청서 한 장을 작성하고, 신분증만 제시하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먼저 등록되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교육은 총 5회차로 구성, 주 2회 운영되며, 회당 90분 동안 실습 중심으로 진행된다. 강사는 디지털 강의 경험이 있는 전문 교육자 1명과 청년 디지털 응원단 2명이 함께 참여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주민센터에 실제 크기와 기능이 유사한 모의 키오스크 기기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장비를 통해 어르신들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화면을 눌러보고,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수업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 1회차: 키오스크 기본 구조 설명 (화면 구성, 터치 방식, 버튼 의미 등)
- 2회차: 패스트푸드 주문 시나리오 실습 (햄버거, 사이드, 음료 선택 → 결제까지)
- 3회차: 카페 및 병원 예약 키오스크 응용
- 4회차: 교통카드 충전기, 관공서 무인민원발급기 실습
- 5회차: 종합 시나리오 실습 + 실제 키오스크와 유사한 상황 재현
수업은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며, 기능 하나하나를 이해할 때까지 반복 설명하고 실습하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실수를 유도하고, “틀려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실습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 실제 후기와 참여자의 변화: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필자의 어머니는 교육 시작 전에는 키오스크 앞에만 서도 불안해하시던 분이었다. 화면이 바뀌면 당황하고,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으면 “내가 기계를 망가뜨린 건 아닐까?”라고 걱정하셨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키오스크를 눌러보는 데 대한 두려움을 줄여나가셨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회차 수업이 끝난 후였다. 어머니는 “이제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조금씩 보인다”고 말씀하셨고, 4회차부터는 본인이 먼저 화면을 눌러보며 메뉴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5회차에서는 강사의 도움 없이 세트 메뉴를 고르고, 음료를 선택하고, 카드를 직접 기기에 삽입해 결제를 완료하셨다.
수업 종료 후 실제 근처 롯데리아 매장에서 자녀와 함께 키오스크 주문을 시도하셨는데, 약간의 시간은 걸렸지만 혼자 힘으로 주문을 성공했다. “예전에는 그냥 집에 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천천히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교육의 진짜 의미는 단순히 기능을 익히는 것을 넘어, 어르신들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혼자서도 생활을 꾸릴 수 있다는 자존감을 심어주는 데 있다. 특히 강사들의 배려 있는 설명과 반복적인 실습, 작은 성공을 계속 칭찬해 주는 구조는 고령자 교육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다.
키오스크 교육은 기술 전달을 넘어, ‘디지털 자립’을 위한 사회적 투자다
고령자를 위한 키오스크 교육은 단순히 스마트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기술 수업’이 아니다. 이 교육은 고령자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사회적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연결 통로다. 키오스크 하나로 인해 외식이나 병원 방문조차 부담스러운 현실은 더 이상 방치되어선 안 된다.
서울시는 2025년 현재, 각 자치구 주민센터, 복지관, 디지털 배움터를 통해 키오스크 실습 교육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요에 따라 이동형 교육 버스를 운영하거나, 가정 방문 교육까지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단지 교육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디지털 전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가족 중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이 있다면, 지금 바로 가까운 주민센터나 디지털 배움터 공식 홈페이지(https://디지털배움터.kr)를 통해 교육을 신청해 보자.
몇 번의 실습과 작은 성공 경험만으로도, 고령자에게는 세상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지고, 외출과 일상이 훨씬 더 자유로워진다.
기술은 사람을 위한 도구이며, 그 기술이 모두에게 편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령자 키오스크 교육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되어야 할 사회적 투자이자, 모두를 위한 디지털 복지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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